인간공학이라는 말을 참 좋아합니다. 자동차의 소음을 없애고, 부가적인 소리를 아름답게 만들고, 손에 닿는 것들을 따뜻하고 부드럽게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일. 이렇듯 제가 다루는 모든 일들이 인간공학에 닿아 있습니다. 사람들은 처음 저를 기계공학을 공부한 사업가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저는 내면에 간직한 인간공학적 지향을 값지게 여깁니다. 에너지 장치를 일컫는 ‘엔진engine’이라는 단어가 ‘창의적’이라는 뜻을 지닌 라틴어에서 유래한 것처럼, 공학은 결국 넓은 의미의 ‘창조’와 맞닿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상 곁에 함께하는 미술 작품과 클래식 음악은 삶에 창조적 영감을 부여합니다. 추상적인 선을 보며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음악을 가까이하며 감성을 충만하게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처음 마주한, 세종문화회관
1978년 당시 개관한, 세련된 화강암과 날카로운 선으로 둘러싸인 세종문화회관의 웅장한 모습은 지금도 생생하게 제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당시엔 오직 세종문화회관뿐이었고, 그 모습은 오롯이 한국적인 위용이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예술에 가까이 지냈기에 세종문화회관에서 만난 다양한 공연이 여전히 생생합니다. 그리고 그로부터 30년 넘는 세월이 흘러 다시 세종문화회관과 만났습니다.
다시 만난, 세종문화회관
세종문화회관이라는 이름은 고유명사입니다. ‘세종’이라는 이름만으로도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세종문화회관은 그 의미에 결부한 예술 창작을 이어갈 것이고, 후원회는 그에 걸맞은 창작 환경을 조성해 예술가들에게 힘이 되고자 노력하겠습니다. 세계적인 제작극장으로 나가겠다는 세종문화회관의 비전은 제게 강렬한 인상으로 다가왔습니다. 후원회장으로서 포부나 계획을 거창하게 내세우기보다는, 예술가들이 편안한 환경에서 작품을 창작할 수 있도록 지지하기 위해 고민하겠습니다.
함께하는 마음, 세종문화회관 후원회
음악을 좋아하고 즐기면서 많은 음악제와 예술가, 오케스트라에 후원을 해왔습니다. 우리 예술가들의 세계적인 명성에 비하면 여전히 공연 제작 환경은 열악한 것이 사실입니다. 거대한 기업 하나보다도, 일상적 후원을 실천할 수 있는 여러 개인의 마음이 필요합니다. 한편 기업으로서는 문화를 매개로 사회 공헌을 실천할 수 있도록 지지하고자 합니다. 누구나 문화예술 기부와 후원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고 격려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겠습니다.